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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제재하는 일본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탄슈 2019. 7. 18. 11:08

일본이 반도체와 관련한 3가지 핵심 재료의 수출 제한 조치를 한 데 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함으로써 1000여 개 품목의 수출도 마찬가지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에서 생산되어 한국으로 들어오는 상당수의 필수 부품들이 일본 정부의 허가 여부에 따라 지연되거나 못 들어올 수도 있게 됩니다.

 

■ 화이트 리스트 배제의 뜻

일본에는 '안전보장무역관리제도'라는 제도가 있는데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과 기술이 호전적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흘러가지 않도록 수출품의 배송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매우 중요한 품목들은 예외없이 수출 허가를 받고 수출하도록 관리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좀 덜 위험한 품목들은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로 수출되는 경우 사전 허가 없이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수출 허가를 한번 받으면 원칙적으로 3년 동안은 똑같은 목적지와 똑같은 물품일 경우는 다시 수출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화이트 리스트'에는 웬만한 주요국들은 모두 들어있고(27개국이나 포함되어 있음)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대만 등만 빠져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 화이트 리스트에서 빠지면...

만약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수입이 불편해질 일본산 제품은 767개에 이릅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은 한국으로 내보내는 수출품목을 일본 정부가 그때그때 탄력성 있게 통제할 수단을 갖겠다는 의미입니다.

일본이 그 통제수단을 강하게 사용할지 아니면 없었던 일처럼 느슨하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가 갖고 있는 결정권입니다.

 

■ 어떤 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나...

이 시점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마주하게 될 가장 큰 리스크는 일본의 공급 중단보다는 확대된 불확실성입니다.

일본이 차라리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면 대체할 것은 다른 곳으로 대체하고, 어려운 것은 포기하고 다음 단계를 풀어가면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대응이 쉽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계속 공급할 수도 있고 중단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은 일본산 제품의 대체 공급자가 될 만한 기업들이 투자를 더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일본의 공급이 재개되면 쓸모가 없어질 설비와 기술을 도입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결정입니다.

 

또 하나의 불확실성은 정보의 신뢰도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여러 통로를 통해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과 결과에 대한 비관적·낙관적 전망이 전해지고 있으나, 이제는 그런 분석이나 예상이 객관적 이리라는 기대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일본과 협상 또는 대응을 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피해가 크더라도 협상 전략상 피해가 크다고 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별 피해가 없더라도 문제를 부각시키며 항의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러이러하니 괜찮다는 분석에 대한 신뢰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으며, 그에 따른 불안과 불확실성도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계속 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