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뉴스

코로나 때문에 치솟는 환율

탄슈 2020. 2. 27. 11:25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후 사람들은 ‘테러를 미리 대비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나온 아이디어 중에 하나가 바로 ‘테러가 발생하면 큰 돈을 버는 파생상품’을 만들어서 시장에서 거래하게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러면 테러의 조짐이나 가능성이 생기기 시작할 때 시장의 참가자들은 그걸 귀신 같이 포착해서 가격에 반영할 것이고 정부는 그 파생상품 가격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테러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해서 테러 가능성을 줄이면 된다는 거죠. (현실화되진 못했습니다)

 

같은 아이디어를 코로나19에 적용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언제 잠잠해질지 알고 싶을 때 요즘 참고할 만한 가장 민감한 경제지표는 바로 환율입니다.

바꿔 말하면 요즘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건 거의 100% 가까이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 환율이 올라가는 이유

어제 한국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달러=1216.9원에 거래됐습니다.

하루 전보다 6.6원이 더 오른 수치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에서 거래되는 1달러짜리 지폐의 가격입니다.

그 환율이 오르는 건 달러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환율이 왜 오르느냐는 질문은 어찌보면 좀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건 사람들이 환율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베팅하기 때문인데 사람들이 왜 환율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지는 그 역시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그 마음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입니다.

 

▶ 환율이 오르는 1번째 이유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원화의 금리가 내려오면 원화를 보유할 때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들므로 이자를 조금밖에 안주는 화폐인 원화의 가치가 과거보다 더 하락합니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이며,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 환율이 오르는 2번째 이유

유럽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유로화 약세 → 달러 강세 → 환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탈리아의 경기가 나빠지면 그 영향을 받아 유럽 전체의 경기도 나빠지고, 그러면 유로화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달러의 가치는 오릅니다.

이게 환율이 오르는 2번째 이유입니다.

 

▶ 환율이 오르는 3번째 이유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관광객도 줄어들고 내국인들도 활동이 위축되니 내수 경기가 나빠질 것입니다.

경기가 나쁜 나라의 화폐 가치는 대개 하락합니다.

경기가 나쁘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그러면 이자를 적게 주는 화폐가 되므로 그 나라 돈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 나라에 투자하길 꺼리거나 탈출하게 되고 그래서 환율은 오릅니다.

 

▶ 환율이 오르는 4번째 이유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은 중국의 생산 활동을 멈추게 하고 한국이 중국으로 보내는 수출품의 수요를 줄입니다.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고 달러를 벌어들이는 양이 줄어들면서 한국에서 달러가 귀해집니다.

 

 

환율이 오르는 다양한 이유들이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잦아들고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면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의 하락이라는 신호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잘 잡히지 않고 더 강하게 확산되면 환율이 더 오르고 오르는 기간도 더 길어질 것입니다.

 

 

■ 정리하면...

환율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영향으로 오르내리는 중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잦아들 거라는 신호도 확산될 거라는 우려도 환율에서 제일 먼저 포착되고 환율을 통해 제일 먼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환율을 잘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환율은 상황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상황의 변화를 일찍 포착한 투자자들이 미리 행동한 흔적이기도 해서 상황 변화를 미리 알려주는 신호로 기능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