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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 왜 머뭇거릴까?

탄슈 2020. 3. 12. 11:38

정부가 재난기본소득을 모든 국민들에게 1인당 50~100만원씩 지급하자는 일각의 제안에 대해 예산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추가경정예산이 10조원 안팎인데 전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씩 주려면 50조원의 재원이 필요해서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효과가 있다면 예산을 좀 만들어서라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효과가 있다는 말은 아무 일도 안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돈을 주면 소비가 조금이라도 더 늘긴 할 것이라는 의미인데, 돈을 마련해서 쓰더라도 50조원을 어떻게 쓰는게 가장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50조원을 쓰더라도 그 돈을 전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안과 50조원어치의 세금을 깎아주는 안과 50조원을 창업기업에 지원금으로 주는 안과 50조원을 교육에 사용하는 안 등은 그 파급효과가 모두 다릅니다.

 

 

■ 그냥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줘서 소비를 활성화 시키자는 게 지금 논의되는 취지 아닌가?

소비가 부진해서 생긴 문제라면 소비를 할 수 있게 시한제 쿠폰(상품권)을 지급하는 안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그 역시 여러가지 추가로 생각해야 할 고민이 남습니다.

 

소비가 부진한 게 1) 돈이 없기 때문인지, 2) 돈은 있으나 별로 매력적인 상품이 없기 때문인지, 3) 돈도 있고 소비할 대상도 있으나 소비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4) 다 있지만 지금처럼 바이러스 문제로 외출과 소비활동 자체를 중단해서 생긴 문제인지에 따라 정책이 달라져야 합니다.

 

2번이라면 돈을 주는 건 별 효과가 없고 그 돈으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더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을 하거나 설비 구입 지원을 해야 합니다.

3번이라면 근로시간을 줄이는 정책을 도입하는 게 더 필요하고 4번이라면 50조원을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료제 개발에 투입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4번의 상황이라면 소비자들에게 돈을 주는 것보다는 소비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들어 위기를 맞게 된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들에게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돈을 준들 소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 그럼 그렇게라도 지원하면?

문제는 이들이 필요한 돈이 50~100만원 수준이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매출 손실분+위기를 감지한 은행들의 대출 회수분일 가능성이 커서 더 큰 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여러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중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골라내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큰 돈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잘 골라내지 않으면 돈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는 정부가 보증을 서고 필요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안이 자주 사용됩니다.

돈이 필요한 기업이라면 이자를 좀 물더라도 대출을 받을 것이고 돈이 덜 필요하다면 대출을 받지 않을 거니까요.

 

필요한 기업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솔루션의 문제는 그래도 아주 엉망인 기업에게 대출을 해주기는 어려우니(큰 돈이 나가는 일이니) 심사를 해봐야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심사인력을 요즘 같은 상황이 올 줄 알고 미리 수천명을 뽑아놨을리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