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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어쩌다 이렇게 올랐을까

탄슈 2020. 6. 23. 17:27

 

금값이 요즘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역시 금값의 향방에 대해서도 논쟁은 뜨겁습니다.

특히 금은 적정가격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자산이어서 예측이나 전망도 두루뭉술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 금값 어디까지 오를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지만 모든 자산이 그렇듯 정확한 답은 모릅니다.

내년 2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가장 비싼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는 해석도 등장합니다.

오를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도 결국 요약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금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개연성은 있으나 근거는 없는 추측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 금은 그런 자산이기 때문에 가격 전망의 근거가 부실하다고 타박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 가치 생산 못하는 금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들에 비해 금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차별성)은 금은 이자나 배당이나 월세를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존재 자체가 가치라고 인식될 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산이라는 뜻입니다.

골동품이나 미술품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이 얼마가 적정가격인지 추산하기 어렵듯이 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가 500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그 그림값은 500억원인 것이고 금도 온스당 1800달러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가격인 것입니다.

 

 

■ 다른 자산의 가격 산정법

사는 사람이 내는 가격이 그 자산의 가격이라고 생각하자면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다만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일반적인 자산은 그게 왜 그 가격인지를 설명하는 비교적 명확한 논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년 순이익을 100억원씩 내는 회사의 기업가치는 대략 2000억원 정도인데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시중금리가 2~3% 수준이므로 매년 100억원의 이자를 받으려면 약 3000~5000억원의 현금이 필요한데 이 회사는 순이익이 100억원이 나긴 하지만 그게 늘 안정적으로 나는 것은 아니니 약간의 디스카운트는 필요하니까 기업가치는 대략 2000억원 정도라는 식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 회사는 몇 년 후에는 200~300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도 있을 것 같으므로 더 프리미엄을 주자면서 기업가치를 7000억원이나 1조원쯤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의 가치를 100조원 또는 100억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상해합니다.

 

그런데 금값은 온스당 10달러가 돼도 이상하지 않고 온스당 1만달러가 되더라도 그 결과에 시비를 걸 이론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금값과 은값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그걸 은을 사야 할 기회라고 해석하는 투자자도 있고 금의 대세 상승기가 도래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 금은 왜 가격이 오를까?

아주 단순한 질문이지만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타날 때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투자대상으로 부각되면서 금값이 오릅니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금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같은 자산이 오르는 것과 전혀 다른 메커니즘인데 덩달아 오르는 것은 넌센스라는 설명입니다.

 

그런 주장을 인용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더보기

요즘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 때문인데 저금리 시대에는 동일한 이자나 배당이 나오는 자산이라도 과거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 금은 이자나 배당이 나오는 자산이 아니면서 함께 오르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합리화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돈이 너무 흔하게 풀려있으니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 반작용으로 금이 오르는 게 아니냐고 반론합니다.

그러나 돈이 충분히 풀려있다면 그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텐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돈은 아직 잠겨있다(세상에 나와있기는 하지만 활동성이 매우 떨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는 반론과 다시 충돌합니다.

 

요즘은 통화량은 늘어나는데 물가는 왜 오르지 않는지, 물가는 안 오르는데 자산가격은 왜 오르는지, 물가가 오르지 않는데 금값은 왜 오르는지 등등 어떤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 실물 투자는 줄었다

최근 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특징은 실물 금보다는 금융상품으로 간접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물 금을 보유하려면 부가세와 수수료 등 15% 정도의 거래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최근 골드바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