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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꿈을 먹고 큰다

탄슈 2020. 8. 11. 10:29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사상 초유의 위기가 세계 경제도 예상보다 훨씬 길고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입니다.

2분기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미국은 사상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IMF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 주식시장은 지나치게 좋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완전 딴세상입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주에 계속 연고점을 갱신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지수를 한참 넘어섰습니다.

미국 시장도 비슷해서, 지난주 나스닥은 1만 1000선을 최초로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

문제는 이러한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쉽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설명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정부가 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금리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돈의 가치가 하락하여 반대급부로 주식, 금 등 자산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 변화를 이끌 기업이 증시를 이끈다

그런데 주식시장만 놓고 봤을 때, 일각에서는 이와는 또 다른 해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인류의 삶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니,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기업들의 주식은 오른다는 것입니다.

 

얼핏 생각해도 일리가 있어보이는 그 믿음의 대상으로 국내에서는 이른바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로 언급 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FANGMAN(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과 테슬라, 니콜라 등의 기술 기업들이 주로 꼽힙니다.

 

◆ 주가는 기업 가치를 기반한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에 큰 변화가 온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미래에 창출해낼 수익의 함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벌어들이고 있는 영업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인지(PER), 세금과 이자를 지급하기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는 몇 배인지(EV/EBITDA)를 지표로 주가를 분석해온 이유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기업들의 최근 주가는 그런 지표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지표가 지나치게 높거나 아예 수익을 못 내는 기업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 최근 일부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 PDR(Price to Dream Ratio, 꿈 대비 주가 비율)라는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그 회사가 만들어낼 꿈 같은 미래의 가치 대비 현 주가를 평가한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 ‘꿈 같은 미래의 가치’라는 것이 과연 어떻게 측정되고 검증 받을 것이냐인데,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해외에서 이 PDR라는 개념을 사용한 기사나 주식 리포트를 찾기는 힘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증권사 리포트나 언론 기사에 자주 언급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PDR는 대단하고 혁신적인 기업가치 평가 개념이 아니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원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이에 너무 쉽게 현혹되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