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어닝 쇼크' 앞으로 전망은?
한국 경제가 1분기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게 바닥인 건지, 아니면 불황의 시작인 건지 시장의 논쟁이 뜨겁습니다.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시장에서는 전 분기 대비로는 0.3%, 전년 동기 대비로 2.4%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어닝 쇼크'를 발표한 셈입니다.
■ 어디가 문제였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생각보다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부진했습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두 축이었다는 점에서 성장의 약효가 다한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만도 합니다.
설비투자는 특히, 전 분기보다 10.8% 감소했는데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하락폭입니다. 작년 이맘때보단 16%나 감소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와 비교하기보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게 일반적이기도 하고 합리적이기도 합니다. 전 분기 대비로 보면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경제뉴스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쓰기는 좋지만 지난해 4분기는 중국이 미국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열심히 했던 기간이기도 해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고, 계절적으로 1~3월은 겨울이어서 여러 가지 소비나 생산활동이 가을과는 달라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 설비 투자가 왜 줄었는데요?
줄어든 설비투자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투자가 보류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이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2분기에 바닥을 치고 상승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설비투자 추세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다른 문제는 없나요?
민간 소비도 둔화됐습니다. 작년에는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해 2.8%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9%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뉴스는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1160.5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2년 3개월 사이 가장 높은(원화 약세) 환율입니다. 주식 시장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환율이 오른 것은 외국인들의 배당 송금 수요 탓도 있었습니다. (배당을 받은 돈을 본국으로 부치기 위해 달러로 교환하려는 수요) 이런 저런 요인들이 모두 반영된 환율이 1160원이라면 앞으로는 이보다는 내려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부진한 결과가 계속 나온다면 높아진 환율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모두 나오고 있습니다.
■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시장은 아직 우리 경제가 2분기 이후에 회복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긴 합니다.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이고, 반도체 가격도 2분기가 바닥이라는 분석이 많아서 입니다. 그러나 회복의 키로 꼽히는 반도체 가격이나 미국·중국 등 소비시장의 회복 등이 워낙 변수가 많은 것들이어서 마냥 괜찮다고 자신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