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뉴스

물가 오르는 걸 반겨야 하는 시대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와 관련한 고민은 “이러다가 디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만큼 낮은 물가상승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0%대의 물가상승률이 계속 이어지면서 때로는(작년 9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어제 발표됐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하면서 오랜만에 물가가 제법 올랐습니다.

물가가 작년보다 많이 올랐다는 게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우리는 저물가∙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요인이었던 2018년 대비 농산물 가격의 안정이라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국제유가도 작년 내내 안정되어 있던 게 반영되어 올해 1월에는 작년 1월보단 휘발유값이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우리나라의 물가는 계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OECD 국가들 중에는 포르투갈과 그리스(둘 다 0.4% 상승)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물가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김영익 교수의 글에서 보셨듯 국제 유가는 지난달에 가파르게 올랐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물가는 다른 나라들보다 상승률이 낮은 편입니다.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물가 전이효과가 낮다는 뜻인데요.

그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유가와 연동하는 품목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인상을 억제하는 게 관행이고, 우리나라의 정유산업 경쟁력으로 인해 휘발유 등 최종 제품 가격도 다른 나라보다는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식료품 농산물 가격은 다른 나라들보다 변동이 심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내려가거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때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경제 주체들(국민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는 것입니다.

물가는 내리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마음 속까지 와서 박히면 실제로 구매를 미루거나 소비를 줄이는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앞으로 1년간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