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했습니다.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있는데요.
그 지속 가능성을 미국 주식시장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이제 글로벌 주식시장은 약세장에 도입한 건가요?
보통 주가가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주식시장이 베어마켓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1>은 3월 16일까지 주요국의 대표 주가 지수 하락률입니다.
독일 주가가 고점에서 37%나 급락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주가가 각각 30%, 28% 하락했고, 한국도 24% 떨어졌습니다.
모두 베어마켓에 들어선 것이지요.
중국 주가는 고점에서 11% 하락에 그쳐 예외군요.
■ 그동안은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은 어떤가요?
이제 저평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 주가(S&P 500)가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 경제지표로 평가해볼 때,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주가가 경기에 25% 정도 앞서 가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었습니다.
그러나 3월 16일 기준으로 보면 9% 저평가 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개가 주인을 훨씬 앞질러 가다가 이제 뒤따르는 셈입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경기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주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가 지속적으로 확장 국면을 보인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주가 하락 폭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1965년 이후 통계로 보면 주가 정점이 경기 정점과 동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보통은 2~11개월 선행했습니다.
이미 주가 정점을 쳤다고 보면,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역사상 최장기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경기가 조만간 정점을 치고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균적으로 주가는 경기 정점 이후에 11개월에 걸쳐 23% 하락했습니다.
■ 경기 정점 여부를 어떤 경제 지표로 판단해야 할까요?
미국 경기의 기준순환일(구체적으로 경기 저점이나 정점이 발생한 월)은 전미 경제연구소(NBER)에서 발표합니다.
그러나 경기 정점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가지 경제지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 시기가 실제 정점을 기록한 월에 비해서 평균 8개월 정도 늦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지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현재의 경기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대표적 경제지표입니다.
현재 21만 건 안팎으로 거의 사상 최저 수준에 있지만, 조만간 실업수당청구건수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그렇게 예상된다면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니까요.
■ 고용이 줄면 미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고용이 감소하면 가계 소득과 함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소비함수를 추정해 본 결과 가처분 소득이 1% 감소하면 미국 소비가 0.86%나 줄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소비 지출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2019년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 구성을 보면, 내구재 9%, 비내구재 20%, 서비스 69%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각각 10%, 31%, 59%입니다.
여기다가 주가 하락도 소비를 감소시킵니다.
앞의 소비함수 추정에서 주가지수(S&P 500)가 1% 하락하면 소비가 0.01% 줄었는데요.
주가가 30% 정도 하락했으니 소비는 0.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거의 46%로 높아진 만큼 주가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습니다.
여기다가 조만간 주택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소비는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줄면서 빠르면 2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약세장 중에도 주식이 일시적으로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정책 당국은 더 과감하게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2주 전 여기에 실린 글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그 효과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만, 어느 정도는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베어마겟에서는 일시적 랠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베어마켓에 접어들었습니다.
지속 여부는 경기에 달려 있는데, 조만간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수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가 정점을 치면 주가는 한 단계 더 떨어집니다.
그러나 베어마켓에서도 주가는 일정 기간 상승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 주가도 방향 측면에서는 미국과 거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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