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하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하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국가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홍콩 시민들이 영국해외시민권을 쉽게 취득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될 경우 영국이 이들을 해외시민으로 간주하고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홍콩은 중국 영토입니다.
그럼에도 영국이 이렇게 반발하는 건 1997년 영국이 중국으로 홍콩을 반환할 때 50년 동안 홍콩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이른바 일국 양제 시스템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 홍콩 탈출 일어날까?
중요한 것은 해외 자본이 이 사건을 계기로 홍콩을 탈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홍콩의 일부 투자자들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홍콩달러를 미국달러로 환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콩은 언제든지 7.8홍콩달러를 주면 미국달러 1달러로 교환해주는 고정환율(달러 페그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달러 페그제가 깨진다는 건 더 많은 홍콩달러를 내야 1달러와 환전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홍콩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한 자산의 손실로 이어지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 홍콩이 금융허브가 된 과정
외국자본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금융거래나 투자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거래를 하는 건 일단 시차 때문입니다.
24시간 동안 금융거래를 하는데 영국이나 미국에서만 하면 영국에서 직원들이 퇴근하고 미국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시간공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중요한 투자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아시아 현지에 금융회사 지점을 설치해야 할 필요도 생겼습니다.
■ 홍콩 다음은 어디?
그런 환경에서 가장 적당한 금융허브는 일본 도쿄입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중국 다음으로 경제규모가 큽니다.
엔화도 가치가 안정돼있는 주요 통화여서 엔화로 환전해서 거래하다가 다시 달러화로 바꿔 나가는 데도 별 위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한국이 금융허브가 될 수 없는 건 원화의 환율이 안정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 돈 원화는 세계 경제가 침체나 위기가 오면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갑니다.
이건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를 되살리는 치료과정이기 때문(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기업이 유리해집니다)에 환율이 올라가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걸핏하면 환율이 오르내리는 나라는 금융허브가 될 수 없습니다.
(카지노에서 카지노칩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비율이 매시간 바뀌면 그 카지노는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기껏 돈을 따고도 그 교환비율이 달라져서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는 일본 도쿄보다 더 유리한 외국인 거주환경, 더 자유로운 영어 사용, 그리고 엔화보다 더 안정적인 환율을 약속하면서 금융허브로 부상했습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환율을 위해 홍콩은 아예 달러와 통화가치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페그제(1달러=7.75~7.85홍콩달러)를 도입하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바스켓 통화 방식으로 페그제는 아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미국과 통화가치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금리 정책도 동일하게 유지합니다. 홍콩으로 외국자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도 금리를 올려서 가격 안정을 시도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 홍콩, 페그제 유지 어려워진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홍콩의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릴 것을 걱정해서 달러를 빼나가기 시작하면 홍콩은 외환보유액을 헐어서 그 달러를 계속 내주면서 환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출이 가속화되면 페그제 환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홍콩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꽤 있습니다.
서구인들은 홍콩 시민들이 중국의 통치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며 그것이 중국의 정책과 충돌하는 것을 걱정하지만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원 선거의 득표율을 보면 반중국과 친중국 성향의 유권자가 55 대 41로 꽤 팽팽한 상황입니다.
■ 투자자들의 심리가 중요하다
미국이 홍콩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더라도 미국 대선이라는 변수와 제재로 인한 미국의 타격을 감안할 때 과연 미국이 강수를 둘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지만 중국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금리 차이가 커졌으니 중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보다는 중국으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 압력을 이겨내고 외부로 자금을 빠져나가게 하려면 매우 큰 충격이 있어야 합니다.
홍콩 사태의 향후 전개는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이 상황을 얼마나 불확실성이 큰 위기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험해서 위험한 게 아니라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위험해지는,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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