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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뉴스

금리 더 낮아진다

 

올해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75%로 인하했습니다.

월요일에는 시장금리(3년 만기 국고채)도 0.815%까지 떨어졌습니다.

역시 사상 최저치입니다.

시장금리는 1999년 9월에 9.78%까지 오른 후 현재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이 기간 동안 채권 가격이 계속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자료: 한국은행

 

■ 경제 성장이 더뎌지면 금리가 내려간다

시장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진 자본, 노동력, 자원을 최대한 사용하면 경제가 2.5% 정도 성장할 걸로 평가됩니다.

(잠재성장률 얘기입니다)

그나마도 5년 후엔 2% 아래로 떨어질 걸로 각종 연구기관들은 예상합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0%대이거나 마이너스일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률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국민경제의 총체적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가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하락했습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0.4%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돈이 남아돈다

우리 경제에 돈이 남아도는 것도 금리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한 나라 경제에서 투자는 자금 수요이고, 저축은 자금 공급입니다.

총저축은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 전체의 저축이며, 총투자는 민간과 정부의 총투자를 의미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은 상대적으로 투자를 줄였습니다.

그래서 총저축률은 국내투자율을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습니다.

1998부터 2019년까지 저축률이 34.7%로 투자율(31.5%)보다 높았습니다.

그만큼 자금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도 저축률이 34.6%로 투자율 31.0%보다 높았고, 향후 몇 년간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채권 사들이는 은행

지난해 말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668조원가량이었습니다.

현금을 이미 두둑히 갖고 있는 탓에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덜 빌리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선 자금을 굴릴 곳이 줄어든 겁니다.

은행은 남는 돈으로 채권을 더 사고 있습니다. 

은행 자산 중 채권 비중이 2015년 말 12.7%에서 지난해 말에는 15.0%로 증가했습니다.

규모로 보면 같은 기간 293조원에서 417조원으로 124조원 늘었습니다.

올해 1분기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추세가 지속되고 있을 듯합니다.

 

 

■ 투자자들도 채권을 산다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에 채권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었습니다.

2008년 8월에는 30조원이었던 채권형 수익증권이 올해 2월에는 121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월 20일에는 113조원으로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큰 흐름으로 보면 상승 추세입니다.

이와는 달리 주식형 펀드는 같은 기간에 114조원에서 75조원으로 큰 폭 감소했습니다.

 

자료: 금융투자협회

 

 

■ 적정금리는 더 낮다

앞에서 본 요인들을 보면,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자금이 남아돌고, 은행이 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적정금리를 계산하는 하나의 방법인 테일러준칙을 응용해보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일러준칙이란 GDP 갭(실질 GDP – 잠재 GDP), 실제와 목표 물가상승률 차이 등을 고려하여 적정금리를 추정하는 방법인데요.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적정 기준금리는 0.07%(근원물가 기준)입니다.

이로 미뤄보면 앞으로 시장금리는 더 떨어지고 채권가격은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채권에 투자할 땐 기대수익률은 낮추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인플레이션 발생할 수도...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입니다.

1~2년 이내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만, 중장기 투자전략에서는 고려할 상황입니다.

 

주: 1) 2000.1~2021.3 기준

2) 실질금리와 GDP 갭률 추정 방법에 따라 적정금리가 달라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