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항공기의 제트엔진을 중국에 팔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화웨이에 대해 반도체 공급을 막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미래 첨단 기술의 패권을 독점하려는 미국과 거기에 반발하는 중국.
이 갈등이 미∙중 무역 전쟁의 핵심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 압박을 계속하게 될 경우 중국은 다시 반발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다시 두 나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어제 우리나라 증시가 크게 하락한 이유도 바로 이 뉴스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 항공기 엔진은 왜 중ㅇ국에 팔지 말라고 하나요?
중국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첫 민간 항공기 C919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항공기에 탑재할 엔진은 미국 기업 GE와 프랑스 사프란이 합작한 법인에서 만드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 엔진 수출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이 그 엔진을 분해해서 엔진 제조 기술을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에 엔진을 팔아야 하는 GE는 중국에 엔진을 판매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그게 가능했다면 중국은 이미 엔진을 개발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판매 허가를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업체들 입장에서는 중국이 앞으로 남은 최대의 시장입니다.
중국은 20년 안에 조종사가 10만명 이상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을 만큼 항공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입니다.
■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라는 건 어떤 목적인가요?
화웨이의 통신 장비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조달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들은 한국(삼성전자∙SK하이닉스)과 대만(TSMC) 기업들이어서 이들에게 직접 화웨이로 공급하지 말라고 할 명분이 약합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사용해서 제조한 반도체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곳으로 판매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들어서 화웨이로의 공급을 제한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화웨이는 작년에 약 200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사들여서 반도체 수요처로는 전 세계 3위 안에 드는 수요기업입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통신 장비를 전 세계에 판매하면서 그 통신 장비를 통해 통신과 정보를 도청하고 염탐한다는 의심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화웨이를 고사시키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도 화웨이의 장비를 구입하지 말도록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검찰이 화웨이를 대북재제 위반 등 새로운 혐의로 다시 기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화웨이는 미국의 주장에 아무 근거가 없으며 미국이 오히려 전 세계 주요 정치인들을 도청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하는 중입니다.
실제로 유럽의 많은 통신사들은 화웨이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통신 장비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스웨덴 기업들이 만들든 중국 기업들이 만들든 어차피 도청을 당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도청 당하는 것과 중국에 도청 당하는 것 둘 중에는 차라리 중국이 도청을 하고 미국이 도청을 못하게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의 이런 움직임을 위협 요인으로 생각하고 유럽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할 수 없는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이 보유한 1급 기밀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오히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 리서치 같은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에서 만든 장비를 써서 반도체를 만들면 화웨이에 공급하는 데 문제가 생기므로 다른 대체 기업들의 장비를 구매해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중국와 미국이 충돌하면 두 나라 기업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결국 투자를 뒤로 미루게 됩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있었을 때 가장 피해가 큰 국가가 한국으로 꼽혔을 만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습니다.
특히 화웨이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주요 수요처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다시 한 번 곤혹스러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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