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10달러대로 떨어졌습니다.
작년엔 60달러 내외였던 걸 감안하면 전례 없는 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유가는 우리 경제와도 연관이 깊은데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가가 글로벌 경제와 우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 1. 유가가 계속 지금처럼 낮은 수준을 유지할까요?
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달라지겠지만, 일단 IMF는 올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 국제유가가 올해 평균 배럴당 35.6달러에서 내년에는 37.9달러로 오를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 2. 유가는 경제 성장률과 얼마나 깊은 관계가 있나요?
1980~2019년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세계 경제 성장률과 국제 유가 변동률 사이에 상관계수가 0.62로 나오고 있습니다.
두 변수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단 겁니다.
세계 경제가 좋을 때 원유 수요가 늘어 유가가 오르고, 나쁠 때는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유가가 오를(내릴) 때 세 경제성장률도 높아(낮아)졌다는 것입니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5.8%로 회복되고, 유가도 6.4%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 2020~21년은 전망치
■ 3. 유가가 떨어지고 그 다음 해에는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네요?
올해 유가 폭락은 글로벌 경제의 극심한 침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 시차를 두고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 유가가 낮아지면 직접적으로 다른 소비 지출을 늘어나게 됩니다.
어떤 가계가 매월 100만원을 쓰는데 이중 유류비 지출이 10만원이라 가정해보겠습니다.
유가 하락으로 유류비 지출이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떨어졌다면 남은 5만원으로 다른 상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가가 하락하면 소비자물가도 떨어지는데, 이는 가계의 실질 소득을 늘려 소비 증가를 초래하는 간접적 효과도 있습니다.
유가가 낮으면 기업의 생산비용도 낮아지기 때문에 공급도 늘어납니다.
■ 4. 유가와 경제성장률 관계를 구체적 통계로 보여줄 수 있나요?
통계분석기법의 하나인 벡터자기회귀모형(VAR)으로 국제유가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았습니다.
분석 기간은 2000~2019년이고, 모형에 포함된 변수는 국제유가, 소비자물가상승률, GDP성장률입니다.
<그림 2~3>은 이 모형에서 국제 유가가 10% 하락했을 때,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영향을 받는 경로입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다음 분기부터 물가가 떨어지고, 9~12개월 이후에는 경제성장률도 올라갑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수요 증가로 물가는 다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과거 통계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이런 통계분석이 앞으로도 적용되기 위해서는 코로나가 진정되고 각종 경제활동이 재개되어야 합니다.
■ 5. 그럼 유가가 오를 때 주가도 오르나요?
국제 유가(두바이유)와 우리 주가는 거의 같은 방향(상관계수 0.66)으로 움직입니다.
우리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총수출이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였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의 극심한 침체로 국제 유가와 주가가 같이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IMF 전망처럼 내년에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유가가 상승하고 우리 수출도 증가하면서 주가가 오를 것입니다.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2000년 이후 평균 62달러보다는 크게 낮습니다.
■ 6. 어떤 업종의 주가가 유가 영향을 크게 받나요?
2000년 1월에서 2020년 3월까지 통계를 분석해보면 두바이유가 1% 상승했을 때, 코스피는 0.7% 올랐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화학(1.5%), 운수장비(1.3%), 운수창고(1.1%) 등입니다.
반대로 적게 오른 업종은 통신업, 섬유의복, 증권, 은행 등 내수 관련 업종입니다.
유가 하락은 시차를 두고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리고 우리 주가도 끌어올릴 것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유가 상승 시기에 화학이나 운수장비 업종이 가장 많이 오릅니다.
주식투자자라면 원유 관련 ETF나 ETN보다는 탄력성이 1 이상인 이들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IMF 전망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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