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시장의 흐름은 주식 가격 하락, 달러 강세, 금값 하락 등으로 요약됩니다.
한두달 전의 분위기와는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몇 가지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 요즘 주가는 왜 떨어지나
모든 자산은 많이 오르고 나면 떨어지기 마련이라 주식시장에서도 그런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그동안 너무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불안 또는 차익실현 심리가 발현된 탓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런 심리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보면 미국 연준의 정책 변화가 그 전환점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준은 지난 8월 말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물가 안정이 아니라 고용확대에 두겠다고 밝혔는데요.
시장에서는 이것을 고용이 확대될 때까지 물가가 오르는 것조차 감수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표현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이 발언의 해석이 좀 바뀌고 있습니다.
고용확대는 금융시장에 돈을 푼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연준이 고용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금융시장에 돈 푸는 것을 줄이고 실물경제로 직접 돈이 흘러가도록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정부가 쓸 수 있는 돈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 9월 이후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그동안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 못하다는 점 등이 <연준이 돈을 계속 풀고 바이러스 상황이 나아지면 경제는 계속 좋을 것>이라는 가정을 흔들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그런 가정은 너무 순진한 가정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그런 가정이 아니라면 주가는 왜 오르겠느냐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간 측면도 있습니다.
◆ 금값은 왜 떨어지나
금 역시 자산의 일종이어서 많이 오른 후에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금 가격의 하락은 달러 강세와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요즘 달러 가치는 다시 오르는 중입니다.)
금은 물가가 많이 오를 때 오릅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니 돈값이 떨어질 때 금값은 올라간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럼 금값을 예측하려면 돈값의 흐름을 알아야 되는데요.
돈값을 알려주는 지표는 ‘실질금리’입니다.
실질금리라는 건 금리는 금리인데 물가까지 반영한 금리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2%일 때 물가도 연 2%가 오르면 돈을 빌려서 뭔가를 구입한 투자자의 피부에는 금리가 0%로 느껴집니다.
이자도 2%를 냈지만 가격도 2%가 올랐으니 이른바 똔똔인 셈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2%일 때 물가가 3% 오르면 이 투자자에게는 금리가 -1%로 느껴질 것입니다.
이렇게 피부로 느껴지는 금리가 바로 실질금리입니다.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나옵니다)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그건 돈값이 내려갔다는 뜻이고 그러면 금값이 오릅니다.
(꼭 항상 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습니다)
요즘 금리는 바닥을 찍고 있어서 더없이 낮은 상황이므로 실질금리는 물가상승률과 반비례합니다.
경기가 좋아서 물가가 오를 거 같으면 금값도 오르고 경기가 나빠져서 물가가 내릴 것 같으면 금값도 내린다는 뜻입니다.
요즘 금값이 내려가는 것은 경기가 나쁠 것 같은 분위기 때문입니다.
금은 전쟁 같은 경기가 아주 나빠진 상황이 닥치면 오히려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런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면 대체로 경기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보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실질금리의 흐름과 대칭적으로 움직입니다만 요즘 실질금리의 흐름은 경기흐름과 비슷하므로 그렇게 설명드립니다)
주식은 경기가 나빠질 것 같아서 떨어지는 것이고, 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금값은 오를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가기 어려울 만큼 낮아진 상황에서 물가가 안 오르니 실질금리도 더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인 겁니다.
금리가 바닥이라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실질금리는 더 낮아집니다.
(연준이 바라는 게 사실은 이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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