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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뉴스

고용없는 성장은 문제??

<GDP 대비 취업자수>라는 통계는 자주 나오지는 않는 좀 생소한 통계입니다.

용어의 뜻을 살펴보면 부가가치(경제성장)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숫자라는 의미인데 이게 사상 최저치라는 소식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GDP는 1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생산해내는 경제적 부가가치의 총합입니다.

이런 GDP 10억 원어치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취업자수가 약 20년전에는 25명이었는데 작년에는 16.8명으로 줄었다는 소식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긴 하지만 그에 발맞춰서 늘어나는 고용인원은 그만큼 성장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늘 걱정하는 <고용없는 성장>의 단면을 추정할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 'GDP대비 취업자 수 최소'는 우울한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이 뉴스는 우울한 뉴스가 아닙니다. 생산되는 부가가치 대비 취업자가 줄었다는 말은 바꿔 생각해보면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취업들의 능력이 좋아졌다는(일단백이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한두사람만 있어도 공장이든 식당이든 예전보다 더 잘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직원들의 능력이 개선됐건 기계화 자동화 설비가 늘어났건 어째든 한 사람이 해내는 일의 양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GDP대비 취업자수가 사상 최저라는 말은 취업자 1인이 생상하는 GDP가 사상 최대라는 의미와 동의어 입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었다는 뉴스도 넓은 의미로 같은 맥락입니다.

 

경제성장이란 이렇게 한 사람이 생상하는 부가가치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고 바꿔말하면 일정량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요약하면 이 뉴스는 그냥 우리나라의 취업자 1인당 GDP가 사상 최대라는 뜻입니다. 우울한 뉴스가 아닙니다.

 

■ 성장은 원래 '고용 없이' 한다

다만 한가지 맘에 걸리는 건 성장은 하지만 고용이 함께 성장하지는 못하는 <고용없는 서장> 이라는 부분인데요. 그것도 괜찮다는 의미일까요?

 

우리는 고용없는 성장이 일자리 문제의 주범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성장의 형태를 <고용있는 성장> 또는 <고용이 늘어나는 성장>으로 바꾸자고 주장합니다만, 그건 잘못된 접근입니다.

 

모든 성장은 고용이 줄어드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고용을 줄이면서도 같은 산출물을 내는 것 그 자체를 성장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고용있는 성장>으로 기억되는 우리나라의 70~80년대도 각각의 산업별로 현미경을 들여다보면 똑같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고용인원은 계속 줄여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노동집약적인 셔츠공장도 셔츠 한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직원 수는 계속 줄어들었죠.

그러나 셔츠공장에서 필요가 사라진 직원은 마침 옆동네 선풍기 공장이나 라면 공장에서 직원을 뽑는 걸 보고 거기로 갔던 것입니다.

 

선풍기 공장이나 라면 공장이 당시에 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70년대 셔츠공장 양말공장에서도 <고용없는 성장>의 탄식이 흘러나왔을 것입니다.

 

■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고용없는 정상이 걱정된다면 그런 고용없는 정장의 대명사로 지적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공장의 자동화 설비 도입을 탓하거나 원망할 게 아니라(GDP 대비 취업자수가 사상 최저라고 고민할 게 아니라)

 

그런 성장으로 인해 생기는 잉여인력을 흡수할 다른 새로운 산업이 자꾸 새롭게 등장하지 못함을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반도체 공장이 사람을 더 뽑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고용없는 성장은 더 빠른 성장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년전에는 GDP 10억원을 늘리는데 25명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16명만 필요하다면 일자리가 9개(=25명-16명) 줄어드는 게 걱정되긴 하지만, 다시 10억원당 25명이 필요한 세상으로 돌아가자고 할 게 아니라 GDP 성장을 15억 원으로 늘려서 그 25명을 다 고용하도록 시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극단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인구가 일자리가 하나도 없고 딱 1명만 일자리가 있는데 그 사람 연소득이 10억 원이라도 <GDP 10억 원 창출에 필요한 취업자수>는 1.0명일수 있고 우리나라의 모든 인구가 모두 일자리가 있고 모두의 연소득이 각각 10억 원이라도 <GDP 10억 원 창출에 필요한 취업자수>는 1.0명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GDP 10억 원 창출에 필요한 취업자수>는 취업자 1인당 소득(부가가치)이 얼마냐만 보여 줄 뿐 그게 고용없는 성장을 의미하는지 고용있는 성장을 나타내는지 일자리가 더 필요한 건지 아닌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 오늘의 결론

1. GDP 대비 취업자수라는 수치는 취업자의 소득을 알려줄 뿐 고용의 문제와는 무관한 수치입니다.

2. 고용없는 성장이 걱정된다면 성장을 더 늘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고용없는 성장 그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원래 성장은 그런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