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1%가 채 안되는 나라가 전세계 주요 62개국 가운데 30개국이나 됩니다.
심지어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인 나라도 10개국이나 됩니다.
이 현상을 시장에서는 ‘금리의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 적정금리는 시장이 정한다
금리는 중앙은행이 ‘결정’한다고 알려져있지만 그 본질은 시장에서 형성된 금리를 중앙은행이 따라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즉 금리는 환경이 만드는 것이지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끌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면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빌려주려는 사람이 대강 비슷하게 균형을 이룰 만한 금리가 그 나라의 적정금리입니다.
예를 들어 3%의 금리라면 얼마든지 대출을 받아서 더 수익성 높은 대상에 투자하겠다는 수요자가 많으면 중앙은행이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싶어도 3%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기는 어렵습니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대출 수요가 많아서 결국 금리는 넘치게 됩니다.
그럼에도 억지로 낮은 금리를 만들어놓으면 그 금리에는 예금을 하지 않아서 결국 대출을 못 받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공식적인 금리는 낮은데도 대출은 어려우면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 비용을 내면서라도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자와 그 ‘다양한 비용’의 합이 연 3%가 될 때까지 대출 수요는 계속 이어집니다.
■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이런 금리가 요즘 거의 0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이른바 ‘금리의 죽음’은 그 어떤 사업이나 자산에 투자를 해도 연 1%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만한 대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상에 더 이상 개발하거나 발명할 뭔가가 남아있지 않든, 남아있더라도 어떤 이유로든 그러기가 어렵든 둘 중 하나 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간혹 그런 유망한 사업을 발견하고 대출을 받아서 그 대상에 투자하지만 대부분의 돈 주인들은 그런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1%의 금리라도 만족하고 예금을 하거나 채권을 매입합니다.
투자 대상이 없지는 않지만 그에 비해 돈이 더 넘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돈이 시중에 흘러나온 탓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수익형 자산들이 과거보다 높은 몸값에 거래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금방 회복하긴 어렵다
이런 극단적인 저금리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렇다는 게 중론입니다.)
저금리가 해소되려면 투자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고령화가 더 심화되면서 그럴 가능성은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인하는 일이지만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들면 생산적인 또는 모험적인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게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어떤 동기가 생겨서 경기가 좋아지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더라도 그런 현상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높아진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경제주체들의 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는 일이 벌어지면 그 금리 수준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는 다시 위축되며 금리가 낮아집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지게 될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계기는 어떤 사건이 될지는 모두들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생활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 시장 식힐 초강력 규제 (0) | 2020.06.18 |
---|---|
당근마켓이 중고거래의 황제가 된 이유 (0) | 2020.06.17 |
장기투자는 실력인가? 운인가? (0) | 2020.06.15 |
양치할 때 주의해야 하는 습관 5 (0) | 2020.06.14 |
대출 요즘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유리한 이유 (0) | 2020.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