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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뉴스

당근마켓이 중고거래의 황제가 된 이유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서 당근마켓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쇼핑앱으로 조사됐습니다.

당근마켓은 작년 조사에선 4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앱입니다.

참고로 5월 기준으로 쿠팡을 사용한 사람(1349만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당근마켓(676만명), 11번가(604만명), G마켓(521만명), 위메프(372만명) 등이 이었습니다.

상위권 쇼핑앱 중에서 중고거래 앱은 당근마켓이 유일합니다.

 

■ 당신 근처의 마켓

‘동네 거래’는 당근마켓을 성공하게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당근마켓은 다른 중고거래 앱과는 달리 <처의 마켓>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GPS를 통해 사용자의 지역을 인증하고, 그 안에서만(최대 반경 6km 이내)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동네에서 직거래하는 방식은 중고거래의 많은 단점들을 없애줬습니다.

택배를 보내는 번거로움이 해소됐고, 택배거래를 안 하니 사기 당할 위험도 크게 줄었습니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었습니다.

불경기가 찾아오면서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문화도 확산한 것이죠.

코로나19라는 장기 불황을 만난 중고 거래 시장은 만나 앞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걸로 보입니다.

 

■ 성장 멈춘 경쟁앱들

다른 중고거래앱들은 성장세가 주춤해졌습니다.

4~5년 먼저 출시된 번개장터나 헬로마켓의 경우 당근마켓에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시 후 너무 오랜 기간 성장을 하지 못하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전문 판매업자들이 몰려들거나 거래 물품이 아이돌 굿즈 등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되는 등의 문제점이 생겨났습니다.

그걸 지켜본 후발주자인 당근마켓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중고거래의 대명사였던 중고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18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 랭킹 1위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는데요.

중고나라는 한동안 대한민국의 온라인 중고거래를 거의 독점해왔습니다.

 

문제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웹 게시판 중심의 서비스로 고착되어 버렸고, 너무나 많은 사기 사건이 발생했으며, 전문 중고거래 업자들이 게시판을 도배하는 등의 부작용들을 방치해왔다는 것입니다.

2014년 법인화 이후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면서 쉽게 변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플랫폼화에 성공한 당근마켓

모바일에 집중한 당근마켓은 그런 틈을 공략하여, 새롭게 중고거래를 시작하는 10~20대 사용자와 중고나라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해본 주부 사용자 등을 성공적으로 흡수했습니다.

당근마켓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중고나라를 통해 불편하고 위험한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던 중고거래를 성공적으로 플랫폼화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문제는 '수익화'

하지만 사용자가 급증한 것만 가지고 당근마켓이 성공을 한 것이라고 성급히 결론 내려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광고에만 의지하고 있는 수익모델이 문제입니다.

직거래가 중심이기 때문에 미국의 이베이나 일본의 메루카리처럼 거래 수수료, 결제 수수료, 에스크로 수수료 등을 도입하기는 힘들 거라고 보는 시각이 주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당근마켓이 결제, 에스크로, 배송 등 중고거래 과정 어디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여 광고 이외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입니다.

더불어 전문 업자들을 배제하면서 사기 거래를 효율적으로 방지하는 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