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뉴스

다가오는 미국 부양책 결정의 날

요즘 미국의 경제 상황을 요약하면 두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1. 경기 회복이 잘 안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오른다.

미국에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요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중에 알아둬야 할 것들을 정리해드립니다.

 

 

■ 미국 경기는 얼마나 나쁜가?

미국의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느리다는 신호는 고용지표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회복이 더딥니다.

가장 최근 뉴스로 이달 초에 발표된 11월 일자리는 한 달 전보다 24만5000명이 늘었는데 시장 예상치인 44만명에는 크게 미달했습니다.

 

미국에서 요즘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2016만명인데요. 코로나 이전에는 200만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고용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보여줍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는 일자리 지표만 보면 최악의 상황 같지만 민간소비나 투자 지표는 꽤 좋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의 소매판매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 금리는 왜 오르나?

고용지표가 엉망이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는 여전합니다.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미국 국채 10년물의 이자율입니다. 

지난 여름 0.5% 수준이던 10년물 수익률이 요즘은 0.9%를 넘어 1%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상승하는 국채 수익률은 <고용지표는 나쁘지만 이렇게 나쁜 고용지표를 보고 정치인들이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리가 없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도 오르고 그러면 중앙은행도 금리를 올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돈을 빌리겠다는 수요가 많아져서 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그걸 미리 가격에 반영해서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금리가 오릅니다.

 

금리가 오르고는 있지만 1%도 안 되는 국채금리는 역대급으로 낮은 금리입니다.

특히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내려가야 투자한 채권의 가치가 높아지는데요.

금리가 더 내려갈 것 같은 채권을 찾기 힘듭니다.

금리가 꽤 낮아도 어쩔 수 없이 투자해야 합니다. 

물가상승률 정도의 금리에도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회사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렇게 갈 곳을 못 찾는 유동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만기가 무려 50년인 국채를 찍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향해 50년동안 낮은 금리를 줄텐데 그거라도 받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셈입니다.

 

 

■ 미국 정부의 부양책은 무사히 나올 것인가?

시장에서는 <설마 미국 정부가 국민들을 굶기겠느냐>는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보다 꽤 긴박합니다.

 

일단 중요한 날짜는 이번 주 금요일인 12월 11일입니다.

이날은 내년 예산안이 합의되어야 하는 마지막 시한입니다.

이날이 왜 중요하냐면 만약 이날까지 내년 예산안과 내년 예산의 중요한 항목인 경기부양책이 합의되지 않으면 12월 26일부터는 실업수당이 나가지 못합니다.

 

주 정부의 정규 실업수당은 최대 26주까지만 받을 수 있는데 지난 4월부터 실업수당을 받아온 이들은 26주가 지나서 정규 실업수당 수혜 대상에서는 제외된 상태입니다.

이들은 요즘 연방정부의 ‘팬데믹 긴급실업수당'(PEUC)을 받고 있는데 12월 26일부터는 이들(약 1400만명입니다)의 수당 지급이 끊깁니다.

설마 그렇게 되겠느냐는 게 시장의 기대입니다.

 

혹시 합의하지 못하면 1주일정도 의회 회기를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 가능성도 꽤 높습니다.

현재 공화당은 약 5000억달러, 민주당은 약 9000억 달러의 부양책을 각각 주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차이는 금액보다는 그 용도입니다.

공화당은 중소기업들에 돈을 주고 고용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주장이고 민주당은 실업자들에게 직접 돈을 주자는 주장입니다.